아직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될 수 없다 정치논박

  요 몇일 간 이글루스 뉴스벨리에서 반mb 진영의 연합, 민주당의 역할론 등에 대해 뜨거운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  우선 반mb 연합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구심점이 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6.10 항쟁과 4.19 당시 재야와 학생, 종교, 야당 모두를 묶어주었던 박종철, 이한열 열사나 김주열 군의 죽음과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현재로서는 차원이 다르다.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처럼 박연차 수사의 개시 이유가 된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이상득의 지시로 이뤄졌거나, 임채진 검찰총장이 물러나면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등의 사실이 진실로 밝혀지지 않는 한 말이다.  만약 이런 사실이 어떤 경로로든 밝혀지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시일이 걸리고 진실인지도, 밝혀질지도 미지수이다.  6.10 항쟁 당시에 박종철 열사의 죽음과 그 조작이 알려진 것도 아주 우연한 계기로 이루어졌다.  인천사태로 투옥된 이부영이 교도관에게 사건의 전말을 엿듣지 못했다면, 휴지조각에 쓴 편지가 정의구현사제단에게 전해지지 못했다면 역사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를 일이다.  지금 검찰수사에 대해 정치개입 의혹을 밝히는 것은 이에 비견될 정도로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

  지금은 민주주의 가치 아래 모두가 모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에는 보수도 진보도 계파도 없다. 과거 87년 대통령 직선제 앞에서 상도동과 동교동도 손을 잡았었다.  현 정권의 비민주적 행태들을 봤을 때 민주회복만으로도 충분히 연대의 고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현 시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고리로 삼는다면, 그에 대한 정치적 견해가 갈릴 수 밖에, 아니 영구적으로 갈리는 상황에서 반mb연대는 삐걱거릴 수 밖에 없다.  연대 내부에서 '노무현은 신자유주의 추종자이다, 민주당과 신당, 민노당은 노무현에 대한 배신자다' 라는 둥의 의도치 않은 셀프 물타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반작용만으로 조문 정국을 이끌어 가려는 일부 움직임은 참으로 우려스럽다.  그러다보니 dcdc님께서 지적하신 바와 비슷한 맥락에서, 넓은 의미에서의 진보진영 내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싸우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이지 애써 연대라는 포도주를 만들고도 스스로 생수를 들이붓는 꼴이 날 것이다.  과거 6.10 항쟁 이후 대통령직선제 개헌 정국에서 장세동이 야당 깊숙히 개입해 김대중과 김영삼 사이를 오가며 공작을 폈던 점을 상기하면, 지금 정국에서는 그러한 공작이 없는데도 스스로 연합의 고리를 끊어내는 우를 범하고 있진 않은지 걱정이다.

p.s.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차가 출발선에서 불같이 튀어나갑니다.  벌써 레이스 반이 지났습니다.  일등은 유유히 혼자 저만치 앞서나가 있습니다.  그런데 2등 3등 4등 5등 이하 듣보들까지는 신나게 자기들끼리 똥파리 물폭탄 바나나 미사일 까면서 앞서거니 뒷거서니 아주 신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저마다 속으로는 중얼거립니다.  일등을 잡아야지 하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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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cdc 2009/06/07 20:01 # 답글

    참 복잡다난합니다 ^^;
  • 강수영 2009/06/07 22:04 #

    겁이 나네요 그런데.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다들 조금만 차분해졌으면 좋겠어요.
  • stcat 2009/06/07 20:29 # 답글

    그래도 죽으면 안되요우
  • 강수영 2009/06/07 22:06 #

    예...? 누구 말씀하시는 건지?
  • 민근 2009/06/07 20:51 # 답글

    지금 노무현에 대한 재평가도 있어야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가 중요한 화두지
    신자유주의다 뭐다 해서
    노빠와 진보신당이 싸우는 양상인거 같은데
    니말대로 연대라고 해서 꼭 정치색이 같아야 할 필요 없잖아?
    진짜 셀프 물타기다... 셀프 물타기...
  • 강수영 2009/06/07 22:07 #

    나또한 참여정부 당시에 보여주었던 좌측깜빡이 켜고 우회전한 행위들에 대해 상당히 유감이 많은 상황이지만.
    지금은 이거가지고 싸울 때가 아닌거 같어.
  • KayC 2009/06/08 02:38 # 삭제

    나는 참여정부가 좌측깜빡이를 켰는지조차 의문.. 유시민이 그때 우리는 보수우파에요 외쳐댄게 기억나는데..
  • 원래그런놈 2009/06/07 22:05 # 답글

    저는 그냥 열심히 우리 길을 가는 것만이 답이라 생각합니다.
  • 강수영 2009/06/07 22:10 #

    그럼요.
    그렇게 가되, 정책적으로 연대할 때는 연대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치적 필요에 따라서 말입니다.. 정책적 연대라는 것이 좌파의 시각에서는 저 역시도 좀 아니꼽긴 합니다만 그래도 현실정치판에선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쓸데없는 걸로 그만 싸웠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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